싱고니움


6월이 되었다. 지난 주말을 돌아보는 것으로 6월을 시작해보자. 약을 받으러 오랜만에 병원에 갔다. 무성한 셀렘이 있었다. 거기 있는지도 몰랐는데 언제나 있었던 셀렘이라니. 뿌리파리가 들끓고 있었지만 건강해보였다. 진료를 받으며 <집중력이 많이 저하되었고 이러한 증상은 처음 우울증이 발병하던 때와 비슷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의사는 약을 증량하자고 했다. 증량이 반갑다. 많이 나아지겠지. 힘든 것도 줄어들겠지. 의사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해보라고 했다. 지금 회사를 조금 더 다니는 것. 이직하는 것. 그만두고 한동안 쉬는 것. 의사는 내가 늘어놓은 말들을 그대로 되돌려줄 뿐인데 그것만으로 내 생각이 무척 정돈된 것 같다.

토요일에는 혼자 노가든에 갔다. 월급도 받았고 두어개의 식물을 살 생각이 있었다. 필로덴드론 버킨과 베고니아 마큘라타를 택했다. 토분도 두 개 골랐다. 베고니아는 화려한 잎 때문에 지난번 노가든 방문 때부터 마음속에 남아 있던 아이지만 너무 화려해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우리집에서 잘 커줄지 모르겠다. 필로덴드론 버킨은 너무 마음에 든다. 나는 필로덴드론의 잎 모양과 가늘가늘하면서도 굵직한 수형이 너무 좋다. 크게 신경써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면도 너무 좋고. 일요일에는 종로꽃시장에 가서 칼라데아 인시그니스를 데려왔다. 건강한 중품이었는데 굉장히 저렴했다.

식물 하나를 내보내긴 했지만 세 가지 화분을 더 들여왔더니 공간이 부족해졌다. 금요일 중고로 샀던 캠핑용 폴딩 선반을 베란다로 옮겨서 배치를 다시 해야 할 듯하다.

들여오고 싶은 식물은

회사 동료가 싱고니움도 나눠주었다. 흰색과 연두색, 초록색이 희미하게 서로 섞여들어가는 잎이 너무 아름답다. 총 4개의 식물이 토요일~월요일 사이에 새로 들어왔다. 싱고니움은 한동안 회사에 두려고 한다. 특별한 무늬가 있는 식물보다 색깔이 아름다운 잎을 가진 식물을 나는 더 사랑하는듯... 주말 사이 들인 칼라데아나 베고니아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말이다. 화려한 식물들에 대해서는 점차로 마음이 열릴지도 모르겠다.

물꽂이해둔 스킨답서스에서도 새잎이 나고 있다. 정식해줘야 더 잘 자란다지만 정식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내게 있다. 수경재배의 편리함.

일요일에는 휴대폰을 새로 바꿨다. 오래된 폰이라 사용하면서 번거로운 일이 많았는데 지출이 적지 않았지만 잘 바꾼 듯...

식물계 트친에게 퍼플프린스를 나눔받았다. 어제 종로에서 사온 작은 토분에 심어주면 되지 않을까.

당근 거래를 통해 제라니카 산세베리아를 내보냈다. 빈 도자기화분도 하나 내보냈다. 제라늄도 내보내려고 했는데 거래가 취소되었다. 안 쓰는 까만 백팩 하나를 나눔했고 해피삭스 네 켤레를 샀다.




침대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