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후 일기


샤워 후 몸이 가벼워졌다. 샤워를 한 건 밤 9시가 넘어서... 그전까진 몸살기도 있었던 것 같고(?) pms인지 배와 허리가 무겁기도 했는데(?) 밥 먹고 갈근탕+진통제 먹고 따뜻한 물로 샤워했더니 몸이 무척 가볍다.

요즘 나는 소비가 많이 줄었다. 음식 항목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소비하지만 취미생활에 있어서는 소비가 확실히 줄어든 듯. 언리밋에서 사고 싶었던 책들을 다 골라놓았지만 그냥 결제하지 않았고 갑자기 스티커로 다이어리 꾸미기를 하고 싶어서 몇만 원치 스티커를 샀다가 다음날 취소하곤 했다. 무엇보다도 내 취미생활 소비의 80퍼센트를 차지하던 식물 관련 항목에 돈을 쓰지 않은지 오래되었다. 마지막으로 샀던 식물이 고양시 더그린가든센터에 가서 데려온 네 아이들이었다. 그때 즈음 예쁜 화분에 빠져서 한참 토분 및 도기분을 많이 사고 식물도 새로운 것으로 들이고 분갈이를 하느라 한동안 분주하게 보내던 시기였다. 그랬더니 이제 휴지기가 왔다. 일을 안 하게 되니까 스트레스가 적어서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있고, 어쨌든 당장은 수입이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참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경제활동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보상을 나를 위한 경제활동으로 되돌려받을 필요도 적어졌다.

어제 아소미즈에서 실을 산 후 화분걸이를 뜨기 시작해 오늘 완성했다. 청키한 색감으로 완성이 되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트위터와 인스타에 올리니 별반 반응이 없었다. 그것 때문에 낮 동안 시무룩했다.

다음주 월요일에도 회사를 못 갈까 봐 두렵지만 이번주 금요일에 따로 연락이 없다면 웬만하면 출근하게 될 것이다. 이번주 금요일까지만 차분하게 기다려보도록 하자.

아까 일기를 내 손으로 쓰기 너무 귀찮아서 일기를 대신 받아써 줄 사람을 찾았다. 무무가 자원하여 전화를 통해 내가 불러주는 일기를 받아적어 주었다.

9월 2일의 일기

오늘 일어나서는 기분이 괜찮았다. 어제 돌고래와 무무와 아소미즈에 가서 산 실과 마커로 청키한 느낌의 화분걸이를 만들었다. 오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계속해서 만든 후, 화분에 화분걸이를 입혀주었다.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마무리 한 후, 본계 하나, 부계 하나. 인스타 본계 하나, 부계 하나. 총 네 계정에 화분걸이 사진을 올렸고, 가만히 시간을 보냈다. 혼자 있는 시간은 이럴 때 큰 힘이 된다.(이 부분은 무무가 임의로 나의 이전 일기에서 따온 것인데 동의하지 않는다. 하루 종일 하나도 힘이 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보다 알람이 없자 그때부터 우울감이 시작됐다. 그러더니 갑자기 배도 아프고, 허리도 무겁고, PMS 기간인가? 왼쪽 날개뼈에 근육통이 있었고, 몸살기가 느껴졌다. 우울감에 잠을 자려고 시도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미룰 수 있을 만큼 잠을 미뤘던 때가 떠올랐다.(안 떠올랐습니다...)
(오늘의 즐거운 일 생각해보기)
오후 2시경 뜨개질을 마치고 츄이구이 브레드에 가 단호박크림치아바타를 샀다. 가면서 계속 트위터 화면을 봤다. 화분걸이는 생각보다 반응이 없었다. 돌아와서 4시까지 씻지도 못하고 가만히 누워 있었다. 다음주에는 회사에 갈 수 있을까? 갈 수 있게 되면 좋을 것이다.
기운이 없어 일기를 대신 적어줄 사람을 찾았는데 ㅁ에게 연락이 와 오늘의 일기를 불러 주었다. 이 일기는 ㅁ이 전화로 내가 불러준 키워드를 듣고 대신 작성해 주었다.




침대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