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커피 두 잔. 아침에는 집에서 한 잔 내려서 까만 텀블러에 담아온다. 이 까만 텀블러는 스타벅스에서 어느 정도 값을 치르고 산 것인데도 보온 능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 내가 써봤던 텀블러 중 가장 성능이 좋았던 것은 써모스의 보온병. 뜨거운 보리차를 담아두고 반나절이 지난 후 돌아왔는데 여전히 뜨거운 물이 담겨 있었다. 점심 먹고 나서는 회사 1층에 놓여 있는 커피머신에서 담아와 마신다. 이곳에는 서너종의 원두가 갖춰져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미 누가 머신에 원두를 담아놓은 상황이라서 그저 담겨 있는 원두를 먹어야 한다. 이 커피머신을 애용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가끔 지나가다가 그들을 마주치곤 한다.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회사로 돌아왔다. 집에 가서 밥먹고 나면 점심시간이 딱 20분 정도 남아 있다.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데 15분이 걸리니까 5분만 쉰 후에 바로 출발해야 하는데, 집에 가서 양말을 벗고 있다보면 정말 다시 회사를 향하기 싫어진다. 이걸 제대로된 휴식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두꺼운 옷과 양말을 벗고 잠시라도 침대 위에 누워 있으면 마음이 풀어지긴 하지만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30분이 채 안된다.
정말 어떻게 봐도 망할 아마추어라는 생각밖에 안 드는 사람의 글을 회사에서 보고 있다. 물론 그에게도 그 자신만의 전문분야가 있다. 그는 내가 내용 정정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 자신이 졸면서 글을 쓴 것 같다고 했지만 사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눈치였다.
두어달 전 쯤 책 쓸 생각이 있냐고 학교 때 수학 교수한테 메일로 물어본 적 있다. 그는 없다고 하면서 자신이 재밌게 읽은 책 목록을 알려줬다. 어쩌라고 싶었다. 집필할 생각이 있는지 부담가지지 않고 답장 달라고 했지만 책 쓸 생각 없다고 하니까 너무 짜게 식어서 아직까지도 답장 안 했다. 아마 평생 안 할 것 같다.
명상음악, 영화음악, 조성진의 연주영상, 우울한 장송곡... 돈, 식물, 음악, 블로그, 트위터.
언제나 책들을 둘러볼 것. 너무 몰입히지 말 것.
친구들이랑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