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함께하기


우리 집에는 이제 많은 식물들이 함께한다. 따로 이름을 붙이지 않은 유칼립투스와 제니라는 이름의 벵갈고무나무가 있다. 적상추 모종 2개와 청상추 모종 2개도 미니텃밭용 화분에 흙을 넓게 깔고 심어두었는데 그것은 애인의 집에서 아직 가져오지 않았다. 흙을 사고 화분을 사는 이 모든 과정이 즐겁다.

오늘은 분갈이를 했다. 제니라는 이름의 벵갈고무나무와 리사 페페 젤리버거라는 이름의 아몬드페페(돌고래 소유), 그리고 상추 모종들을 일주일이 지난 오늘에야 포트에서 꺼내어 제대로 된 화분에 옮겨심은 것이다.

유칼립투스의 고난

유칼립투스는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우리집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 일주일 전인 일요일에 화분에 물을 주었는데, 토요일인 오늘 아직도 흙이 마치 진흙처럼 축축하고 무겁게 젖어 있는 것을 이제서야 알아차렸다. 몇몇 잎들도 끝이 검게 물들고 있었다. 유칼립투스가 과습에 민감한 식물이라 하여 과습의 징후들을 나는 미리 검색하여 알아두고 있었는데, 잎 끝이 까맣게 변한 것을 보고 이제 정말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유칼립투스에 대해 알아본 결과, 유칼립투스는 자체적으로 수분을 조절할 수 있는 화분인 토분을 사용해야 과습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멋모르던 내가 선택했던 화분은 유약이 발린 흰색 도자기 화분이었고, 이러한 화분에서 식물은 도무지 숨을 쉴 수 없다고 한다. 유칼립과 계속 함께하려면 우선 화분을 갈아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칼립은 뿌리가 무척 예민해 분갈이를 할 때 쉽게 다치고 생명줄을 놓아버리기 일쑤인 식물이라고 한다. 포트에 들어 있던 유칼립을 지금의 화분으로 분갈이해준지도 아직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리고 그때 분갈이해주시던 분이 뿌리를 거칠게 털어내던 것을 아직도 찝찝해하고 있는 와중에, 한 번 더 분갈이를 감행하려니 마음이 쉽지 않다. 어쨌든 화분은 미리 주문해놓아야 할텐데...

우선은 그의 화분의 흙을 한 번 엎어준 후 선풍기로 말려주고 있다. 그리고 마른 잎들을 따냈다.




침대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