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둔 지 9개월이 되었다. 그때 어떤 생각을 하고 그만뒀더라? 아마도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 정말?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도 안돼. 그런 생각을 했다고 보기에는 9개월 동안 너무 글을 쓰지 않았다. 되돌아보면...... 난 계속 편집을 했다. 회사를 안 다녔을 뿐 계속 교정교열보고 책을 만들었다. 그럼 왜 그만뒀지? 회사생활에 지쳤던 거였는데 글을 쓰고 싶다는 것에 핑계를 돌렸나?
2022년 12월 23일의 일기: “고심 끝에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시급 만원짜리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지내려고 했는데, 우연히 트위터를 통해서 생각보다 쉽게 외주 편집 일을 구하게 되어서 외주 일과 소설 쓰기를 병행해볼까 싶다.”
그러나 전혀 병행하지 않았다. 외주 일은 충분한 돈을 벌 만큼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입에 풀칠할 수 있을 정도로는 돈 들어왔고, 그래서 난 외주에 매진했다. 일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으며 아주 얇고 길게 계속되었다... 이럴 거면 나는 왜 글쓰기에 계속 미련을 가지고 있을까? 난 소설을 안 쓴지 정확히 2년이 조금 넘었다.
근데 이렇게 적고 보니까 2년이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 것 같긴 하다. 2년 정도 안 쓸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걸로 이렇게 스트레스받을 일인가? 허참 내참.
내가 그 2년 동안 전혀 글을 안 썼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실제로 안 썼다면 그 대신 무얼 했을까? 정리해볼 일이다. 2년간의 연보 작성하기. 혹은 2년간의 기록 한데 모으기.
코로나로부터 회복한 후 오랜만에 새벽에 이렇게 일어나 있으니 여러 가지 새로운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문득 문득 하고 싶다고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일들도 함께 떠올랐다. 지금 당장은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 인디자인이든 뭐든 직접 툴을 배워서 말이다. 방금전에 떠올린 2021/9-2023/9 연보 같은 거라든지.
회사에 매여 있는 거 말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법도 스스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너무 오래 매여만 있어서 너무나 직장인 마인드라는 거.. 자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