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답서스와 상사 없는 사무실


오전부터 상사가 사무실을 나가 있었다. 요즘 직원들을 고문이나 하듯 오후 5시까지 꼬박꼬박 사무실에 있었는데 오랜만에 숨통이 트였다.

상사가 없는 사무실에서 다른 동료들이 머리를 치렁치렁 늘어뜨린 스킨답서스를 가지치기해주다가 물꽂이를 하길래 나도 몇 개를 받아 사무실에도 두어개 꽂아두었고 집에도 두어줄기 가져왔다. 그 줄기에서 따낸 잎들도 그 끝을 물속에 담구어 놓았다. 무척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니 수경재배를 해도 잘 될 거라고 동료가 말했다.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원반 던지기를 했다. 상체에서 가볍게 땀이 났고 너무 굳어 거의 감각이 없던 오른쪽 허벅지가 개운해졌다.

집에 돌아와서는 주말에 해두었던 카레를 밥과 함께 먹은 후 츄이구이브레드에서 사온 프레첼을 조금 먹었다. 곧 돌고래가 와서 같이 후식을 먹은 후에 답답한 도자기 화분에서 숨을 잘 못 쉬고 있던 보리를 토분으로 분갈이했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실내 분갈이를 했다. 기존의 화분에서 보리를 꺼내다가 뚜둑하는 소리와 함께 뿌리의 일부가 끊어져버렸는데 유칼립투스는 뿌리가 무척 예민하다고 해서 분갈이하다가 뿌리를 잘못 건드리면 그대로 시들어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였다. 걱정이 된다.

즐거운 원반 던지기.
스킨답서스를 물꽂이해두었는데 잎 하나만 따서 꽂아둔 가지들에는 아무래도 기근이 없어서 뿌리를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침대속으로